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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

_e 2013. 12. 11. 22:36

지출이 다달이 늘어가서 11월 카드값은 최고치를 찍고 (컴퓨터 2대를 빼고도 심했다) 지출 예산을 뽑고 거기에 맞춰서 지출을 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조금은 야박하게 예산을 잡고 내역을 던졌더니 엑셀의 달인 j씨가 그래프까지 적용해서 엑셀 파일을 만들어냈고, 지출이 있을때마다 휴대폰에 메모를 하고 집에와서 엑셀에 입력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무 생각없이 카드를 긁고 다니다가 제약을 두면 불편할 것도 같은데 불편하지 않은건 어릴적부터 나의 제태크는 돈이 없으면 안 쓰는 거였거든. 혹은 안 쓰면 돈이 모인다 정도. 덕분에 재정담당이 j씨가 되었던거고, 나는 내가 쓸 돈이 정해져 있으니까 그 안에서 내 맘대로 돈을 쓰니까 좋다. 제약이 있어야 행복한 소비라니. 이건 뭐 (...) 

미싱을 아마존에서 구입하려고 모델을 정해두고 핫딜이 1년에 2번정도 뜨는데 그때는 100달러 정도 싸게 살 수 있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잠시 살펴보지 않았던 지난 금요일에 핫딜이 떴다는걸 오늘 알았다. 왜 때문이죠? 덕분에 옆자리 과장님이랑 같이 좌절함. 옆자리 과장님은 나의 미싱라이프에 혹해서 미싱을 구입할 예정이었고, 아마존을 보다보니 우리나라에서는 구입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며 같은 모델을 구입해서 입문하려고 했는데 망했어요. 왜 둘다 매일 아마존을 체크했는데 그 날 그 시간에는 접속해 있지 않았는가. 한참을 투덜거리다 내린 결론은 이러다 그냥 제 값에 사겠지 정도. 사실 우리나라로 치면 100만원은 훌쩍 넘게 구입해야하는 모델을 330달러정도에 구입한다치면 대행비에 관세에 배송비를 붙여봐야 50만원 안팍이라. 핫딜에 10만원 싸게 사면 감사합니다지만 그게 아니어도 잘샀다고는 할 수 있을 정도 인데 그래도 입이 쓰네 크흡.

막내는 심리학과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일단 입학하고 휴학해서 반수를 하겠다고 하는데 재수를 해서 더 좋은 학교에 들어가는 케이스는 극히 드문데다가, 그렇게 공부에 특화되어있지 않다는 것을 알기때문에 강경책을 썼다. 꼭 가고 싶으면 당장 서울로 올라와서 우리집에 기거하며 재수학원을 다니라고, 대신 4년제 심리학과 인서울이 안되면 그냥 대학 포기하라고. 마음 같아서는 하고싶은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이야 제공하고 싶지만 그게 안되다보니 모진 소리하고도 마음이 안 좋아 미안하다고 몇번을 이야기했다. 생각해보겠다더니 오늘 아침에 카톡이 왔지. 언니 A가 B보다 취업도 잘되고 돈도 잘 벌어요? 세상 사는게 벌써부터 녹록치 않아서 또 한번 미안하다.

아침에는 눈이 세차게 몰아치더니 점점 공기가 차가워졌다. 차근차근 시간이 간다. 벌써 올해도 다 끝나네. 별거 없었지만 그래도 별거 있던 서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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