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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요 출동

_e 2013. 10. 10. 10:46

1. 아침 버스에 담요가 출동. 환절기에는 확실히 나만 추위를 느끼는 것 같아. 겨울에는 남들보다 좀 더 많은 양의 옷을 껴입긴 하지만 너도 나도 따뜻하게 입으니까 티가 안 나는데, 금요일 버스에서는 나는 추워 덜덜 떠는데 에어컨이 나왔으니 게임 끝. 오늘도 아침에 긴팔에 가디건 두개 껴입고 나오는 와중에 반팔 입은 남자들을 많이 만났다. 왜 나만 춥죠? 그러고보니 j씨도 더워서 반팔에 반바지에 에어서큘레이터를 끼고 사시는데 혼자 긴 팔에 극세사 수면바지에 이불 두개 덮고 잠이 들었지. 그렇지만 남들 따위 상관없는 나는 무릎담요 덕분에 자면서 떨지 않아도 됐었고, 다음달 쯤엔 더 두꺼운 담요를 가지고 나와야겠다고 생각한다 - 고 쓰다가 후드 담요를 만들어야 하나 잠시 고민했다. 덕분에 남들 다 더운 날들속에서 혼자만 추워 인후염이 오셔서 어제는 열심히 쉬었다. 오랜만에 아무것도 안하고 - 일어나서 밥 먹고 자고 일어나서 밥 먹고 약 먹고 다시 자고.

2. 한 시즌 끝날때마다 원래 보던 미드들 챙겨보는 와중에 틈틈히 닥터후도 보았는데 드디어 테닥->멧닥으로 재생성 완료. 멧닥이 제로니모를 외치는걸 마지막으로 한 템포 쉬기로 하고 마성의 게이가 주인공인데도 영국에서 15금의 위엄을 지닌 토치우드를 핸드폰에 넣었다. 에클닥이 나의 첫 닥터였던 덕분인지 가장 닥터스러운건 에클닥이라고 생각하는데 테닥이 가장 인기있는 이유는 알 것 같음. 하지만 나의 닥터는 자기가 제일 세고 제일 낫고 인간따위 흥 이라고 생각해야하는데 테닥은 너무 마음이 약하고 매일 같이 사슴눈이라 - 심지어 마지막 순간까지 "I don't want to go." 라니 꼭 붙들고 "I don't want to let you go."라고 답해주고 싶을 정도. 닥터후는 보는 순간 조차도 뭔가 엉성하다는 기분이 드는데 (심지어 최강의 적 달렉은 하나도 Exterminate 못하게 생겼어. 후추통 같이 생겨서 뚫어뻥 달고 다니는게 정말 익스터미네이트 하고 다니다니 영국은 음식만 마법같은게 아니었나!) 계속 보게 되는 마성의 드라마. 후비안이 괜히 많은게 아니죠. 50주년 기념품들을 BBC에서 작정하고 내놨다던데 아직 호갱님이 될만큼 빠져들지 않아서 다행인가. 이래놓고 나중에 완벽한 후비안이 되어서 그것들을 구하지 못한 과거의 나에게 화를 낼 것인가.

3. 하루 쉬고 출근했더니 이어폰이 없어졌어. 노트북이 안 없어 진걸 다행으로 여겨야하나 - 그렇지만 노트북은 묶여있는걸. 목적이 없고서야 들어 올 일 없는 내 자리에 굳이 들어와 만원도 안하는 싸구려 이어폰 가져가는 것에는 뭔가 이유가 있었겠지 - 라며 핸드폰 이어폰을 끼우니 소리가 마음에 안 들어서 눈물이ㅠㅠ 잭을 1/4쯤 빼니 소리가 제대로 나온다. 이래서 호환성이란.

4. 김크림이 약을 말 그대로 거품 물고 안 삼키고, 뱉어내고, 거부해서 캔에 섞어 먹였더니 - 먹으면서도 맛이 이상한지 구역질을 하는데 그래도 캔이니까 열심히 먹어(...) 그리고 김치즈가 다 먹고 떠나길 기다려서 자기껄 남겨두고 김치즈걸 먹는다. 3일 연속 캔을 주고 나니 어제는 왜 자기에게 캔을 안주냐는 표정으로 '웡?'하고 날 보는데 - 약 다 먹었어 임마. 너에게 남은건 내일의 금식과 발치 뿐.

5. 나는 언제나 당신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 라고 몇 번을 반복하는지 몰라. 그렇지만 오늘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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