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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_e 2013. 6. 10. 10:09

좋아하는 작가의 블로그를 알게되면 국적 불문 일단 rss에 등록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다. 작품, 일상 등이 한눈에 보여서 근황을 쉽게 알 수 있어서 꽤 괜찮은데, 그 중에 한 작가가 작업만 시작하면 너무 힘들어하는게 눈에 보여서 나까지 지치고 있다. 그려내는 그림은 평화롭고 아름답기 그지없건만, 그림을 그려내는 과정을 보고 있자면 '이 정도로 힘든거면 그만둬야 하지 않겠나' 싶을 정도로 '징징'거린다. 일종의 예술이 아무런 고통 없이 나오는 것도 이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고통을 끊임없이 다른 사람에게 '나는 그림을 그리다 오늘도 울었다, 그림을 그리기 싫다'면서 매번 보이고 말하는 것도 이상한 것 같달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결과물을 내놓는걸 보면 그게 그 사람 능력이겠지만. 일단 rss를 끊어야겠다. 


가끔 그런 경우도 있다. 온라인에서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사람인데 언젠가부터 SNS가 활성화 되고, 그에 따라서 그 사람들의 말을 수시로 자주, 짧게 전달받는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이 사람은 내가 알아왔던 그 사람이 아니었구나 라고 깨닫게 되는 경우. 이 경우는 오래전의 나의 성향과 지금의 것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거나 그 사람에 대해 느끼고 있는 감정이 '내가 선택하고 친하게 지냈던 사람이니 당연히 괜찮은 사람일 것'일 때 혹은, 그 두가지가 혼합이 되어 있을 거다. 그래서 어렵다. 사람의 속을 들여다보는 건. 굳이 보지 않으려고 해도 눈에 보일때는 더더욱.


사람을 들여다 보는 것은 어느 장소의 어떤 우물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낯선 장소의 우물은 어떤 것이 보일지 몰라 긴장하며 들여다 보게 되고, 익숙한 장소의 우물은 아무렇지 않게 들여다 보게 된다. 그 우물들이 나에게 어떤 것을 보여줄지는 전적으로 그 우물에 달렸다. 낯선 장소의 우물이 맑은 물을 제공할수도 있고, 아무렇지 않게 떠 마시던 우물이 자세히 들여다보니 차마 마실 물이 아닐 수도 있다. 나는 그저 보고, 받아들이고, 그 우물을 사용할지 말지를 결정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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