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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한 햇볕이 등을 데우는 창 넓은 방안에서 작은 새들 처럼 서로 얼굴을 맞대고 조잘대는 시간도 좋지만, 흐린 창 밖에 가디건을 좀 더 단단히 여미며 아무 말도 나누지 않는 시간은 더 좋다. 낙서를 하고, 책을 읽고, 몇 마디의 이야기를 잠깐 나누다가 다시 밖을 구경하는 것을 몇시간이고 반복해도 전혀 불편함이 없고 외로움이 없는 - 그러한 침묵이 오히려 더 평온하고 사랑스럽다. 굳이 말로 내뱉지 않아도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관계라니, 내가 그것을 어떻게 바라지 않을 수 있나. 어찌 꿈꾸지 않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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