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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와는 한동안 연락을 아니하고 지냈다. 나의 잠수 및 H의 잠수는 잘 어우러졌고 몇년의 시간이 흘러서야 연락이 닿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는 여전했고, 예전보다는 어른의 가까운 모양새였지만 모든 허세 다 접어두고 우스개 소리 던지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어제는 학적 정보가 필요해 학교 홈페이지에 로그인하려는데 학번이 기억나지 않아서 H에게 묻고, 서로 있는 기억 없는 기억을 짜내 겨우 로그인을 했었다. 학적 정보에는 입학때 제출했던 사진이 자리잡고 있었고 나는 H에게 뭐 이렇게 사납게 생겼냐며 깜짝 놀랐음을 전했다. 스무살의 나는 그때의 예민함과 모남을 그대로 얼굴에 담고 있더라. H는 뭘 새삼스럽게 그러냐며 제작년인가, 다시 연락이 되어 오랜만에 만난 나를 보고 깜짝 놀랐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 아, 이제 좀 얘가 살만 한 모양이다 ' 라고 생각했단다. 아, 나 이제 좀 살만 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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