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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따로.
그게 안되겠다 싶으면 -
그냥 나 빼고 세상 모두가 얼싸안아도 소외감같은거 느끼지 않을테니까.
나는 그냥 좀 두고.
상대방이 원하는걸 줘야 사랑이지 내가 원하는거 백날줘봐야 그게 무슨 사랑인가 싶다. 내가 원하는건 서로간의 적당한 거리와 애정을 기반으로한 서로에 대한 존중인데, 이렇게 이야기하며 한발 물러서는 나를 보면 내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며 의심하고 공격한다. 상대방에게는 애정이지만 나에게는 의무가 되어버린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나는 점점 도망 가고, 벽을 쌓고, 날 선 말을 던진다. 난 원래가 이렇게 생겨먹었다고 사실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차라리 좋은 사람이 아닌 것이 좋을 때가 있다. 기대가 더해질수록 숨이 막힌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반대로, 상대방을 사랑한다면 상대방이 원하는것을 줘야한다는 얘긴데 - 나는 그냥 사랑이 없는 사랑이고, 사랑을 받는 법을 몰라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그 와중에, 아직은 모든 것에 개의치 않는 단계를 100% 이루지 못한 것 같다. 공격이 들어와도 무시하는 것까지 완료되어야 저 단계가 완성 되는데 툭툭 치는것 까진 무시하다가도 훅 하고 들어오는 창끝에는 파르르 털을 곤두세우고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 거리느라 진을 다 뺀다. 그런 의미로, 아직 멀었다. 예민함이 매일같이 날을 세우고 있으면 등 근육과 어깨 근육이 단단해져 아프지 않은 때가 없다.
자가불행머신도 내다 버렸고, 우울은 눈꼽만큼도 없이 사는 나이가 되어도 세계종말을 향한 열망은 끊임이 없다. 예전에는 세상 사람 다 죽고 혼자 남으면 외로워 죽어버리겠다 싶었고, 죽으려면 같이 죽자는 유치한 심보였는데 요즘은 운이 좋아 혼자 살아남으면 기쁘다며 춤이라도 출 것 같고, 다른 의미로 운이 좋아 혼자 죽어도 그리 상관은 없을것 같다. 12월에 종말이 온다더니 종말 대신 내년이 올 것이 점점 분명해진다. 대체 언제부터 빌어왔던 소원인지 셀수도 없다. 때로는 진심으로, 때때로 장난으로.
여전히 장래희망은 흐르는 강이다. 아무것에도 상관없이 유유히 흐르고 흐르다 끝나면 좋겠다. 내 강의 옆에는 과실나무도 있고 목을 축이는 사슴도 있을테고, 다른데서 흘러와 한몸이 되는 또 다른 물줄기들도 있겠지. 그거면 충분히 - 상상만 해도 너무 평화로워 눈시울 뜨거워질 정도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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