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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기즈모

_e 2012. 11. 1. 19:06

1. 

사실 기즈모가 집을 떠나도 별다른 감상에 젖을 것 같지는 않았다. 반년동안의 시간동안 기즈모는 - 자주 귀여웠지만, 가끔 힘이 들었고, 아무리 사랑해도 어느 한 부분이 극과 극인 연인사이인양 어느날은 괜찮다가도 어느날은 견딜수가 없었다. 돌아가는 날, 어제 - 목줄을 맬때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아 하던 녀석은 가방에 몸이 들어가면서부터 싫다며 울어대기 시작했다. 달래지며 가방에 담긴 기즈모에게 인사를 하고 보내니 계단을 내려가고, 집에서 멀어질때까지 한참을 울음 소리가 들렸다. 예상 했던 것보다 마음이 짠해져 J씨와 함께 별 말 없이 창 밖을 내다 보았다. 좋은 곳으로 가서 잘 지내면 좋겠다. 성격도 다른것도 모두 잘 맞는 그런 사람하고. 우리는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그 잠깐씩, 너무 서로를 괴롭혔던게 아니었을까. 아주 작은 것이 맞지 않았을 뿐이었는데.


2. 

그리고 감상에 젖을 시간이 매우 짧게도 청주에서 지희네 부부가 몸소 서울까지 달려와주셨다. 시골자랑을 하고 대학때 이야기와 고등학교때 이야기들을 하고, 야구도 보면서 2시가 넘도록 놀아대다 다음날 출근을 해야하는 셋은 잠이 들고, 청주에서 온 둘은 동대문으로 외출을 했다.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곤히 잠이 들어 아침에 일어나보니, 어느샌가 돌어와 잠을 자던 둘이 부시시 잠에서 깨어난다. 동대문에서 옷도 사고 해장국도 먹고 여섯시가 다 되어 들어왔단다. 두어시간 잔걸로 개운하다며 출근길을 동행한 둘은 폭풍처럼 휘몰아치고 집으로 돌아갔다. 대단한 체력이야 정말. 덕분에 하루종일 노곤노곤하다. 


3. 

3월쯤, 오사카를 갈 예정이었는데 항공권 프로모션이 너무 좋게 나와 2월 표를 끊었다. 그래서 간다, 오사카. 아직 넉달이나 남았는데도 일정의 반이 짜여졌다. 겸사겸사 하루 정도는 교토도 다녀와야지 싶다. 내년 봄은 유난히 더 기다려지겠구나.


4.

곧, 2년째다. 꽤 괜찮은 시간들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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