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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일 없이, 잔잔하게 날들이 지나간다. 지나간 11월엔 추위도 있었고, 야근도 있었고, 기다리던 준일씨라던가 동률 아저씨, 지은이 새 앨범도 나왔고, 울랄라가 슈스케 1위도 했으며, 도전자는 모르겠고 선희누님과 윤상 아저씨 보는 재미로 위탄도 아주 간간히 보고 있었다. 코린베일리래랑 킹오브컨비니언스로 몇 일을 보낸적이 있었고, 몇일은 넬로 보내기도 했다. 카운트다운콘을 노리다가 욕심 접고 내년 BML을 대비하기로 했고, 뱀검에 텐은 심지어 본방사수까지 하고 있는데다(맙소사) 신퀴는 시즌3이 확정이라 풍악을 울렸고, 본즈랑 크리미널 마인드는 시즌 1을 다시 끝냈다. 색연필 시험은 필기를 순식간에 풀어버리고 멍하니 앉아있다 제일 먼저 나왔고, 이어진 실기시험에는 그림의 질을 포기하면 스피드를 높일 수 있다는 당연한 명제를 증명하며 억지로 못 그려 시간맞춰 내고 나왔더니 어제, 합격이라는 얘길 들었다. 그렇게 질리도록 밤새 포폴 준비를 해대고 시험 준비를 했으면 색연필 보기 싫을만도 한데 일주일 쉬었다 그림도 하나 다시 그리고는 색칠이 질린게 아니라 정해진 시간내에 해야했던 색칠의 양이 질렸다는걸 깨달았다. 게다가 8시간짜리 그림을 2시간만에 그리려면 색연필을 크레파스 쓰듯 써야해서 엉망진창이라 시험준비하면서 그린 그림은 보기도 싫다. 아, 압박감에 약한 여자같으니라고. j씨랑은 하루에 한두편씩 띄엄띄엄 시크릿가든을 봤고 뒤늦게 주원앓이-까진 아니고 하지원보다 현빈 자태가 더 곱다는 것에 서로 동의했고, 정면은 여전히 왠지 모르게 어색하고 무섭지만 아랍산 사슴이라며, 순정파 사슴이라며 이필립에게 애칭도 붙여줬다. 가끔의 밤산책과 만담하는거 같단 평을 들은 소통의 시간들로 벌써 결혼한지 일년이나 지났단다. 에, 그리고 또, 뭐 있더라. 별 거 없다. 매일을 하던 색칠을 안하자니 왠지 하릴없어 네모네모를 열심히 하고 있기도 하고, 그동안 못 읽던 책도 좀 읽고 운동도 다시 할 예정이다. 스타벅스 하얀스티커는 잔뜩 쌓이는데 빨간스티커가 없어서 다이어리를 못 받아온다는게 제일 안 좋은 일이다. 별 일 없이 산다. 그게 제일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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