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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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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inary

peace

_e 2011. 6. 20. 18:47
추운 날에나 내내 가고 싶던 동남아가 요새는 이상하게 날이 더운데도 자꾸만 생각난다. 들이쉬는 공기도 뜨겁고 내리쬐는 햇볕도 뜨거운 차도 옆에서 멍하니 서서, 정자에 길게 코를 올리던 코끼리라던지 현지인 가이드 언니랑 걸었던 밤거리라던지 해질녘에 걸었던 바닷가 같은 것들을 떠올린다. 가고 싶다- 라고 입버릇도 생겼다. 정작 더운건 거기나 여기나 마찬가지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보면 피곤한 것도 마찬가지인데도 더운 나라는 갈때 마다 가고 싶은 마음이 더 차곡차곡 쌓인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면 없어질수록 인상이 험상궂다. 속으로 험한 말을 잔뜩 늘어놓다가 깜짝 놀라 멈춘다. 밖이야 어떻든 안은 평온해야 하는데 밖이나 안이나 꼭 같게 전쟁터 같다. 단 걸 도통 못 먹었는데도 단 게 그렇게 먹고 싶다. 잔뜩 쌓아놓고 열심히 먹고 나서 속이 뒤집히면 눈물 콧물 다 쏟아내며 토해내고 쓰러져 잠들어도 좋으니까. 나이를 먹으면서 감정의 기복 차는 줄어드는 반면 밑으로 가라앉아버리면 회복이 늦다. 목 놓아 울고 나면 나아질까 싶은데 우는 것도 쉽지 않다. 역시 단 것 뿐인가 답은. 정작 이래놓고 안 먹을 게 빤하긴 하지만, 오늘 밤은 어제 보단 조금 더 평화로운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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