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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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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면 편해

_e 2011. 6. 3. 00:40
욕심내고 이것저것 잡다한 것들을 다 넣으려니 하기 싫어 질질 끌던 포트폴리오를 마쳤다. 잡다한 걸 빼버리니 금새 끝나더라. 필요한 인덱스 바로가기 기능까지 넣어두니, 구직 활동 할 무렵에 자기 소개서나 어여쁘게 만들면 되겠다. 3-4년 동안의 작업물만 모아두었는데 (그 이전의 2-3년분의 작업물은 하드가 죽었는데 다시 살리지 않은 관계로 없다) 뭔가 어-엄청 이것저것 많이도 했다. 포폴에 안 들어간 것 들이야 말할 것 도 없을테다. 얕은 지식이 많은게 나은지, 깊은 지식이 한두개만 있는게 나은지는 평생을 살아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왕 여러개 있는 얕은 지식이니 잘 써먹고 살아야지 싶고.

구직 활동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려고 마음먹은 6월이었는데, 시작도 하기전에 받은 연락에 일거리가 생겼다. 이래서 구직 활동에 대한 부담이 없다. 일복을 타고난 팔자는 대충 일을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일이 펑펑 쏟아진다. 이래서 워커 홀릭 소리를 듣기도 한다. 그렇게까지 일이 좋은건 아닌데. 내일쯤 계약 관련 연락 받으면 석달동안 선릉으로 출근이다. 선릉에 잠시 망설였지만 경기도로도 다녀봤는데 어떠냐며 석달이니 버티기로 했고, j씨의 휴식기간이 나의 일하기 주간과 교묘하게 맞물려 일부러 그랬냐는 의혹을 받았지만 나는 흘러가다보니 그리 된 것이라 무시했다. 나라고 저쪽 쉬면 내가 일하고, 저쪽이 일하면 내가 쉬는 생활을 택하고 싶었겠냔 말이다. 둘 다 백수보다 하나만 백수인게 낫지 않겠냐고 프리랜서 부부는 치킨을 먹으며 상황을 정리했다.

어젠 네일을 받았다. 면접 아닌 면접이 오늘 있어 조금 단정한 색을 바르러 갔는데 기분이 안좋았던 탓인지, 요새 너무 수수하게 지낸 탓인지 '핫'핑크가 마음에 들어서 결국 엄청 튀는 손톱이 되었다. 기포가 뽀글뽀글 올라와 내가 대체 왜 돈을 내고 이걸 받았나 짜증이 조금 났지만, 어제는 일진이 내내 좋지 않았으니 별 수 없다 여겼다. 그리고 저녁쯤 - 기분이 풀리고 나서야 깨달았다. 기분이 안좋거나 화가 났을때는 공개적으로 무언가 글을 쓰면 안된다는 것을 ! 페이스북에 올려놓은 투정글은 멀쩡한 상태로 돌아오고 나니 민망했지만, 이미 다들 본 글 지우면 내가 민망하다는게 너무 티가 날 것 같아서 (...) 휴.

그러저러, 이러저러한 이유와 일들로 일종의 포기가 늘어나는데 이것 참 편하다.

그래, 그게 문제다. 포기하면 편하다는 세상의 이치가.



덧. 이건 포기와 별개로,
요즘 크롬을 쓰는데 너무 좋다. 브라우저까지 점령당한 나는 구글의 노예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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