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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슴속에 삼천원... 아니, 울타리쯤은 가지고 있는데 살아오면서의 학습의 결과, 보통의 남들 경우 이 울타리가 겹겹이 쌓여있더라. 인간 관계에 섬세한 사람들은 매우 세분화되어서 촘촘하게, 그런게 아니어도 적어도 서너개쯤은. 문제는 인간 불신에 사로잡힌 나는 울타리가 딱 두개뿐이라는 것이다. 사실 나에게는 문제가 아닌데,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의 문제일거다. 나 너 사람. 요렇게 세개. 나의 울타리에는 오직 나뿐이고, 너의 울타리에는 몇몇의 너뿐이며, 사람의 울타리에는 내가 '굳이' 사랑할 필요없는 기타 등등일테다. 얼마나 심플하고 좋은데. 나를 자기의 가장 안쪽 울타리에 넣은 지인(울타리를 수십개를 가진!)은 분명 어째서 그 이와 내가 같은 레벨이냐며 화내고 슬퍼할테고, 어떤 이는 알고보니 내 울타리 안에 없음에 서운해 할테지만 별 수 없더라. 나는 그릇이 작은 사람이라 커다랗고 넘실거리는 감정의 파도를 담을 수 있을만큼 견고하고 강하지 못하니까. 그래서 울타리에 어떤이가 들어와있는지, 울타리의 폭이 얼마나 되는지 같은 것들은 누구에게도 영영 말하지 않기로 한다. 신경쓸 기재를 늘릴 필요야 없지. 흐르는 강이 장래희망이라는 말에 쏠씨는 웃었다. 벽이나 강 같은 사람이고픈 희망은 얼마나 평화로운가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었다. 그래서 그 밤에는 나의 협소하고 단조로운 울타리에 대해서 다른 이에게 배려하지 않아도 되는 것에 만족스러웠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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