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gram.com/_e.note
#쌓는생활

티스토리 뷰

ordinary

꿈일기

_e 2011. 5. 10. 01:36
꿈일기를 써야겠다고 마음 먹은 날 밤의 꿈에서는 오른손 검지손톱이 반 정도 찢어졌다. 밤 여덟시쯤이었는데, 네일샵에 전화해서 손톱을 어떻게 처리 할 방법이 있는지를 물어봐야 한다며 명함을 뒤적거리면서 찾다 깼다. 엄지 발톱의 중간이 반 정도 금이 간 날이었다.

그 다음날 꿈은 집에 강도가 들었는데 남자 둘이 XX카드값 백삼십만원을 갚아야 한다며 돈을 달라고 했고, 나는 내가 돈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다가 신랑은 핸드폰이 망가져 연락이 안되니 다른 친구에게 연락을 해본다고 했다. 위급한 상황을 티나지 않게 알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션에게 전화를 해 한번도 불러보지 않았던 지선 언니라는 호칭만 너댓번이 넘게 불러댔다. 돈이 필요해요, 지선언니. 보내 줄 수 있어요? 지선언니. 뭐 이런 식으로. 남자들은 이사를 도와줬던 같은 층에 사는 총각들이었고, 자기들은 창문으로 넘어 들어온 주제에 여자친구들을 우리집으로 불러 하하호호 웃으며 나와 친한 척을 하다 방으로 들어가면 협박을 했다. 나는 남자들의 여자친구들에게 쿠키를 구워 내줬고, 잠에서 깨기 직전 창문을 꼭 잠그고 자야 한다고 생각하며 깨어났다. 백곰님의 핸드폰이 커피를 먹고 망가진 날이었고, XX카드는 평소에 쓰는 카드였다.

어제의 꿈은 기억이 나지 않아 적지를 못했는데, 적어놓은 두개를 읽다보니까 웃겨서. 특히 둘째날의 꿈은 나오는 아이템들이 모두 디테일해서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살길래 꿈이 저러나 싶기도 하고. 일기는 안 쓰니 꿈일기라도 써보자라며 시작했는데 나중에 읽어보면 배를 잡고 웃겠다 싶기도 하다. 오늘은 무슨 꿈을 꿀까 매일 밤 기대가 된다. 이렇게 글을 쓰고 나면 꿈에서 꿈일기를 한 백개 써놓고 그거 읽느라 시간을 다 보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방금 들었다. 정말 이런 꿈을 꾸면 아침에 일어나서 베개에 얼굴을 묻고 한참을 웃어대겠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