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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 비룡소

_e 2020. 3. 10. 09:34

하루종일 일을 했는데 정작 일을 한 시간은 몇시간도 안 된다니 이게 무슨 소리야 도대체.

집에서 일을 하는 건 장단점이 많다. 일단 시간을 내 맘대로 조절해서 할 수 있단 것이 장점이고 그래봐야 시간에 허덕일 수 밖에 없단 것이 단점이다. 혼자 있을때야 그 자유가 달았지만 아이와 함께 있으니 그 자유 덕분에 아이 케어도 전적으로 하려니 쓰고 떫다. 아이는 엄마바라기고, 역시 재택근무를 하는 아빠가 같이 케어를 해도 주양육자의 몫은 너무 크다. 나는 하루종일 나만의 시간을 단 십분도 가지지 못하고 육아를 하고 일을 하고 밥을 먹었는데도 잠을 줄여야하고 허리와 무릎의 통증을 고스란히 받는다. 아이가 말귀를 알아들을만큼 클 때 까지 일을 쉬는 방법도 있겠지만 (물론 말귀를 알아들어도 아이는 엄마의 일을 싫어하겠지만) 그만큼을 기다려주는 회사도 없을뿐더러 지금 조건에 맞춰 다시 새로 일을 찾는 게 더 귀찮고 번거로우니 몸이 고생해야지 하는, 미래의 마음 고생이 더 싫은, 사서 고생의 표본이 여기. 매일매일 일이 있는 것은 아니라 다행이지만 한달의 반에서 삼분의 일 정도 일이 올 때마다 이 난리통을 겪으니 이게 정말 괜찮은 건가 싶긴 한데 어쩔 수 있나, 현대 자본의 노예는 오늘도 개미처럼 살아야지. 그래서 여름이 지나면 비룡소 전집을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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