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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슬로우 퀵 퀵

_e 2018. 1. 4. 10:21

작은 딤섬 집에서 안쪽 사람이 나가는 길을 만들어 준다고 피하다가 의자와 함께 넘어졌다. 너무 천천히 넘어가는 바람에 수저를 들고 넘어지는 나도 그걸 보고 있던 j씨도 나오려던 여자도 모두가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풀썩. 다시 벌떡 일어나 자리에 앉고는 둘다 웃어버렸다. 넘어지는 나만이 아니라 지켜보는 사람까지 모두 슬로우 모션이 걸린 듯한 느낌이라니. 아침에 일어나 보니 허벅지에 손바닥만하게 설마 했던 멍이 들어있어서 나의 살은 대체 어느 정도 충격이어야 멍이 들지 않는가를 조금 고민하긴 했다. j씨의 말로는 만화에서만 보던 울창한 숲에서 벌목 당하는 커다란 나무 같았다고. 슬로우 슬로우 퀵 퀵 - 하고 중얼거리는, 넘어진 다음 날인 오늘은 저녁에는 뭘 먹어야하나 벌써부터 고민 중인 딴 짓을 덜 한 날이었다고 한다. 주말엔 알바를 해야지. 누가보면 엄청 바쁘게 산다고 생각할테지만 말만 거창하지 항상 드문드문 바쁘게 슬로우 슬로우 퀵 퀵.

나는 덕질에도 현실 패치가 과하게 되어있는건지, 꿈을 암만 꿔도 오빠랑 연애는 커녕 썸도 한 번 못 탄다. 김오빠 꿈에서는 조만간 남편을 소개 하겠다고 선언을 했고, 밤청년들 꿈에서는 한 상 거하게 차려 밥을 먹였으며, 얼마 전의 꿈에는 외식을 하며 집 밥을 먹이지 못 함을 안타까워 했다. 물론 아침에는 그렇게 밥이나 먹고 있었던 나를 안타까워 했다. 위아더나잇이 꿈에 나왔는데, 그 와중에 함보컬이랑 보람씨랑 마주보고 있는데, 왜 밥만 먹고 있니.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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