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이리저리 쾅쾅 잘도 부딪힌다. 버스안에서는 머리를, 책상에서는 무릎을 부딪혔다. 긁지도 않았는데 피부병마냥 버얼겋게 부어오른 모기물린 자욱과 더불어 시퍼런 멍이 다리에 자리잡는다. 속이 아팠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등도 곧게 펴지 못하고 병원에 다녀왔는데, 약을 먹어도 새우등처럼 굽은 등이 한동안 펴질줄을 몰랐다. 장마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쨍한 해 한번 제대로 보지 못한 날에는 두통이 하루종일 함께 한다. 신경 쓸 줄을 모르고 마구 움직여대는 몸이 다치고, 신경을 잔뜩 쏟아 허덕이던 마음이 다쳐도 속만 아플 줄 알지 나머지는 그냥저냥 참을만 했다.
그래도 스물 일곱이 개중 가장 낫다. 스물 하나보다는 스물 둘이 나았고, 스물 둘보다는 스물 셋이 나았다. 스물 여덟이 스물 일곱보다 낫고 스물 아홉은 더 낫겠지. 영영 치유되지 못할 것 같았던 깊이 패인 상처는 흉은 남아있지만 마음은 점점 평온해지고 내 자신에 충실해졌다. 몸은 여전히 아파도 마음이 아픈것이 줄었다. 남에게 휘둘리는 것 없이 스스로 서게 되었고 남에게 기대하고 바라는 것 없이 스스로 채우게 되었다. 그렇게 단단해졌다.
사람은 흙으로 만든 그릇이라 깨어질 수 있는 노릇인데, 참 장하게도 안깨지고 잘 버텼다. 진창에 굴려도 돌밭에 굴려도 더러워지고 흠집은 날지언정 깨끗하게 씻으면 무어라도 담아 쓰면 그만이다. 산산조각 내겠다 내던져도 깨지지 않더라. 그래, 그 단단함이 유일한 다행이었다.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AG
- NEX-5N
- sewing swing
- a5100
- Huawei P9
- 크림
- 싱거9960
- daily pic
- 크림치즈
- singer9960
- 고양이
- SELP1650
- 치즈[루]
- galaxy note4
- camera360
링크
- e.el /
- e.oday /
- springsong.pp /
- mayry /
- Amil /
- YUA /
- hadaly /
- hadaly_t /
- bluetang /
- kyungssss /
- hutjae /
- cherrymoa /
- kagonekoshiro /
- 9oosy /
- oamul /
- tatsuya tanaka /
- sunlightproject /
- dearphotograph /
- tadis12 /
- musicovery /
- Zoomab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