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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밤 꿈에는 연애를 했다. 그냥 별거 아니게 흔한 연애. 서로가 서로에게 나는 더이상 상처받기 싫으니 이 정도만 하자 라고 말하지만 수시로 상대를 떠올리고 미소짓다 간간히 한숨도 내쉬는. 다정함을 속삭이고 즐거움을 나눠갖고 당신의 상처를 안아 줄 수 있다는 듯 손을 뻗어 어루만지고 결국엔 별 수 없이 다가오는 상대의 손을 잡고마는. 닿아있는 코 끝에 아랫배가 간지럽다가도 저 깊은곳에 묻어둔 무언가가 가끔은 걸리기도 하지만 애써 모르는 척 하는 뭐 그런 정말 흔하디 흔한 연애. 그런 연애. 그리고 잠에서 깨어보니 곤히 잠든 j씨의 팔이 배 위에 올라와 있어 몸을 더 가까이 가져다 대고 한숨 더 자기로 했다.
#2
A가 낸 초안에 의논은 지들끼리 해놓고, 모이는데 한번 와서 의견들을 좀 들어달래서 갔더니 전혀 상관없는 다른 얘기만 한시간을 하다가 (심지어 C와 D는 A는 왜왔지 라는듯한 표정) 와달라고 부탁한 B가 모두에게 외쳤다. 얘들아! A가 XX에 대해서 할말이 있다고해서 데려왔어!! 야 이............. B인양 눈치도
뭣도 아무것도 없이 사는 것이 소원이지만 오늘도 A로 산다.
#3
보안이 철저한 갑님의 회사는 모든 패드류를 금지하더니 이젠, 전자책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규정이나 공지도 없이 보안 요원마다 말이 다르게 반입이 되다 안되다 한다. 영 번거로워 집에 고이 모셔두기로 했지만 그렇다고 짜증이 나지 않는 건 아니지. 투덜투덜.
#4
예전에 사 둔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를 읽고 있는 중이었는데 때마침 영화로도 나오고 김영하 작가가 추천도 했다고 해서 의아해졌다. 아직 끝까지 읽지는 않았지만 나의 감상은 어릴때 찌질했던 남자가 늙어서도 찌질한 이야기- 였는데 그러한 이야기 속에서 무얼 그리 칭찬 할 것이 있었던 걸까. 간직해 온 기억과 이제서야 나타난 증거간의 간극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고 그것도 충분히 와 닿았지만 토니의 찌질함이 나에겐 더 컸던 것 같다. 내가 엄격한 덕분이겠지. 남들은 그게 다 괜찮았던 거겠지.
#4-1
끝까지 다 읽고 나니 이 두어장을 위해 달려온 소설이었구나 싶다.
#5
금요일엔가는 김크림이 화장실이 아닌 곳에 싸놓은 똥을 치우며 화를 내려다가, 그래 나중에 너 죽으면 아무데나 싸도 좋으니 더 있다 가지 그랬냐고 생각할텐데 뭘 혼내나- 싶어 입 꾹 다물고 마저 치웠다. 그렇다고 해서 늙은 고양이 똥수발 들고 사는 게 좋은 건 아니지만, 나날이 기운은 없고 잠은 많아져도 건강히 살면야 뭐든 괜찮은거겠지.
#6
그것과는 별개로 꼰대력이 올라간다. 물론 나는 열 넷에도 꼰대였고 스물 넷에도 꼰대였지만. 그렇지만 오지랖은 점점 낮아져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없으면 세상이 어찌 돌아가던간에 상관없는 상태가 되어가고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x222 가끔씩 비죽비죽 보이는 생각 없는 말과 행동은 참을 수 없어, 그렇지만 그게 나랑 상관없으니 그냥 둬야돼, 그렇지만 눈에 보이면
불쾌해지는데 등등 - 이 말도 안되는'그렇지만'의 순환 고리 가운데에 있기도 하고. 오지랖력을 좀 더 낮춰 눈에 거슬리는 것 또한 보지 못한 것으로 하는 스킬을 키워야겠다고 다짐하는 역시나 추운 오늘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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