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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inary

주말

_e 2017. 7. 3. 10:49

토요일, 강원도는 새로 개통한 양양 고속도로에 힘 입어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모였다고 한다. 밀리고 또 밀리는 그 도로 위 주차장에 바로 내가 있었다. 그 많은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당장에라도 버스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마음을 달래며 비행기 타고 홍콩은 충분히 다녀올 수 있을만한 시간의 여정을 보냈다. 맙소사, 나는 성수기 휴일에는 집 밖에 나가는 것도 동네가 최대인 사람인데. 자고 자고 또 자도 도착하지 않아서 당장에라도 소리를 지르며 뛰쳐 나갈거라며 옆 사람을 협박하며 보냈던 버스 안에서의 아침과 저녁. 덕분에 잠깐 들르려던 바다도 버스 안에서만, 시댁에서도 몇시간 앉아있지 못하고 돌아와야했으니 부디 추석 전에는 갈 사람은 다 다녀오고 한가해지길 바라는 수 밖에. 수고했다, 정말 많이 수고했어, 토요일의 나와 당신.




일요일 오후에는 설렁설렁 산책 겸 볼 일을 보러 종로를 다녀왔다. 오랜만에 종로구청 근처를 지나며 저기서 우리 혼인신고 한지 벌써 엄청 오래 됐다고도 해보고, 커다란 건물을 지나며 몇년 전만해도 여기에서 일했는데 라고도 해보고, 비는 오다 말다해서 우산은 한개였다가 두개였다가 버스를 타고 구파발에 가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짧은 외출. 집에 거의 다 와서는 비가 조금밖에 안와서 다행이다 하기가 무섭게 비가 쏟아져 집으로 냅다 뛰었다. 동남아에서 스콜 만난 줄. 마치 느와르 영화같기도 한 짧은 동영상은 내가 급하게 창문 닫으러 집으로 뛰어 올라간 사이 j씨가 찍어서 보내준 것. 밤에는 내내 우르르 쾅쾅하며 요란하게 장마의 시작을 알렸다. 장마가 끝나고 나면 무더위가 오고, 무더위가 끝나고 나면 가을이 오고 그러면 프로젝트가 끝이나고 올 한해도 끝나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얼마 안 남았구나 올 한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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