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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inary

강박

_e 2017. 6. 14. 10:08

평소에는 잘 내보이지 않으려고 하지만, 언제나 저 안 깊숙히 존재하고 있는 - 나의 강박에 가까운 인간 혐오와 불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거창하게 대화라고 할 건 없고 그냥 어둑어둑한 창 밖을 내다보며 지나가는 이야기로. 요 몇 년 사이 나는 꾸미고 참는 것을 그만 두고 좀 더 날 것을 내보이는데에 치우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주위에 있는 이들이 상처를 받거나 화를 내기도 해서 아주 가끔 곤란하다. 그렇다고해서 다시 예전처럼 꽁꽁 싸매고 내보이지 않기에는 지금의 편리함을 버릴 수 없는 편함의 노예인데다가, 나이를 먹으면서 늘어난 처세술로 사회 생활은 잘 하고 있지만 지인과의 관계에서도 사회 생활을 시전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 딜레마가 생겨서 끙끙. 그것에 대해 '그게 나한테는 적용이 안되는게 아니라 / 나한테도 똑같이 이만큼 싫은게 있지만 / 좋은게 그 것보다 크니까 날 좋아하며 사는 건데' 라는 말에 그래, 내가 참 복 받았구나 생각했다. 나의 차가움은 본질이라 아무리 흐르는 강이 되고 포근한 햇살이 되고 싶어해도 어느 한쪽에는 차가운 물이 흐르고 그늘이 지기 마련인데, 그것조차도 너로구나 해주고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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