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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봄.

_e 2016. 2. 12. 16:45


비가 오는데도 서늘한 기운만 남고 추위가 하나 없다. 부스스한 머리를 하나로 묶고 가디건도 걸치지 않았는데도 무릎담요 한장으로 사무실에 떨지 않고 앉아있을 수 있다. 설만 해도 눈이 잔뜩 쌓인 산들을 옆에 두고 달렸건만 이렇게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모양이다. 아마도 방심할때 쯤에 매섭게 추위가 한두번 더 오겠지만, 일단은 올 겨울도 무사히 보낸 기념으로 흥얼거리는 봄이 오면. 올 봄에는 한가한 동물원을 걸을 수 있겠구나.


흔한 '여행계획덕후'의 여행 경로짜기.

오키나와 가기 전 주에 또 다른 곳도 놀러 갈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확정은 아니니 말을 아껴야지. 얼마 전 쇼파르쇼때도 그렇고, 내게 결정권이 있어 틀어질 염려가 없는 일이 아니면 - 급한 성격에 말을 먼저 내뱉고 나서 작게든 크게든 일이 틀어지는 걸 보게 되는 것 같다. 이번 것도 역시 내게 선택권은 있지만 결정권은 없으니 결정 될 때까지는 쉿. 출근하는 j씨는 버려두고 혼자 신났다. 프로젝트 중간 중간 잘도 놀았으면서도, 3년을 고생했으니 실컷 놀아야 한다며 놀 계획들만 잔뜩 세운다. 나나언니보러 제주도도 가야하고, 같이 바람 쐴 사람들도 많고, 혼자 돌아다니고 싶은 곳도 많고. 뭐, 맘만 먹으면야 어디를 못갈까.

일단 오키나와 물놀이든, 전국 여행 자랑이든을 할 체력을 키워야 하니 운동 좀.

기상 시간, 강렬한 통증에 눈을 떠 회사 대신 병원을 갔던 것이 벌써 2주 전. 반복성 각막 짓무름이라는 무시무시하게 들리는 증상과 결막염, 각막염의 진단을 받았다. 덕분에 눈화장이고 뭐고 모르겠다며 노- 메이크업까지는 아니지만 누가 봐도 화장을 안한 것 같은 모양새로 출근을 하고 있는 중. 사실 이른 시간에 공들여 아이라인을 그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좀 더 편하기도 하고, 약이니 인공눈물이니를 하루종일 달고 있기 때문에 라인을 그려봐야 거추장스러울 뿐이기도 하고. 다만 출장을 다녀와 오랫만에 보는 이사님께서 화장을 안해서 그런지 다른 사람 같다며 말끝을 흐리시는데... 그 와중에 수요일에 간 병원에선 '껍질이 떨어지지는 않고 있으니 괜찮다'라는 말을 들었다. 아니 의사 양반, 껍질이라니 무슨 말이오. 2주전에는 별다른 말이 없었지 않소. 각막 껍질이라니, 짓무름보다 더 무서운 단어를 들은 것 같은 기분에 아이라인은 점점 멀어져가고 있는 요즘이지만, 뭐 괜찮게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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