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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고 몇 분의 시간 차이로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실감이 되지 않는 나이인가 싶다. 평소와 다르지 않은 새해 첫날을 보냈다. 연휴에 앓아누운 j씨를 침대에 눕혀 이불로 꽁꽁 싸매고 환기를 하고 방을 쓸고 꺼내 녹여둔 사골국을 끓여 기름을 걷어내고 떡과 만두를 넣어 떡국을 만든다. 계란을 휘휘 풀어먹는 것이 내 취향에 가깝지만 새해 다운 일을 하나는 해보자며 지단을 부쳐 썰어 고명으로 얹었다. 올해의 예산도 세웠다. 작년의 결산을 내고, 예외적인 지출들을 체크하고 목표를 정하고 하는 과정은 길지만 지루하진 않다. 거실에서 영화를 보며 쉬는 도중에는 김크림이 새해맞이 큰일을 거하게 치뤄서 덕분에 이불도 싹 다 걷어 세탁기에 넣었다. 탁탁 털어 널고 나니 새해가 뭐 별거 있나 했건만 새해 다운 일은 죄다 한 것도 같네.
작년의 목표는 다정한 사람이었고, 정말 다정했느냐 생각해보면 잘 모르겠다. 올해의 목표는 좀 더 단순하고 쉽게 미움이 없는 사람이다. 미움이 아니어도 나의 에너지를 노리는 것들은 언제 어디서든 많다. 흐르는 강처럼, 그것이 안된다면 바람 없는 사막처럼 고요히 지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나저나 웹 서핑을 하다 오타의 신종을 발견했다. [정광석 같은 속도로 달려왔습니다.] 찬란하게 빛나는 마법석인 줄 알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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