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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조금이지만,
틈틈히 다녔던 공연들을 남겨두지 않아서 간단하게 기록해두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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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맨 프로젝트 vol.1 - 9와 숫자들 + 전기뱀장어 (feat.크랜필드)
6월에 있었던 공연. 오늘같은 밤 음감회 다녀와서 9와 숫자들 공연에 가야겠다! 라며 무작정 예매했던 공연. 전기 뱀장어를 예뻐라하는 헛재를 꼬셔 함께 했다.
크랜필드는 작년인가 제작년 루키즈때도 봤었고, 그민페때도 CBM 담장 넘어 들었었는데 제대로 본 건 처음인 기분. 공연을 다녀와서 오히려 세 그룹 중에 크랜필드 노래를 제일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나중에 단독공연가서, 자기네들한테 잘 맞는 음향 셋팅해서 하는 걸 보고 싶다는 생각. 이래서 인디 가수들 공연 보러 다니면 꼬리의 꼬리를 물고 공연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한다.
전기 뱀장어는 파워풀. 펄쩍펄쩍 뛰다보니 어느새 공연 시간이 끝나있구나 느낌. 꽤 앞 쪽에서 봤는지라 보컬의 흐르는 땀까지 볼 수 있었으니 열기가 어마어마했다. 전뱀의 공연은 '화살표'와 '거친 참치들'의 가사에서 받는 느낌과 비슷하다. 나는 너에게로 쏘아진 화살표, 라던가. 성난 파도 폭풍우가 와도 나는 헤엄치네 나의 섬을 찾아서, 라던가.
그리고 9와 숫자들. 나의 본래 목적은 9숫이었건만, 내가 너무 김사랑과 함께 롹의 세계에 발을 담갔구나 - 싶었더랬다. 전뱀과 함께 펄쩍펄쩍 뛰고 나니, 노래야 물론 좋지만 늘어져서 그만(...) 차라리 9숫을 먼저 하고 전뱀을 했더라면 감정의 고조선상이 차곡차곡했을텐데 아쉬웠달까. 자기들도 신나는 곡이 있다고 시작했지만 뛸 수 없는 관객들. 흑흑흑. 9숫도 단공을 가야겠다. 얼마전에 있었던 롤링홀 조인 공연도 그렇지만, 어째서 같은 장르의 가수들끼리 묶어서 공연하지 않는건가요. 나는 둘 다 좋아하니 괜찮았지만 그래도 아쉬움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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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랑 단독공연 - 김사랑 깨물기
7월의 공연. 아직도 공연명의 쇼크를 잊지를 못해. 깨물기라니. 흑흑. 트위터에서 갑자기 날 잡고 트윗 오는 것들을 리트윗 해주는걸 깨물기라고 하곤 하는데 거기서 따와서 공연 중간에 깨물기 타임이 있었다. 하지만 고운 자태의 포스터에 '김사랑 깨물기'라고 쓰여있는건 마음이 아프더라. 괜한 것에 집착하는 것은 나뿐이겠지만. 총 5일의 공연 중 이틀을 함께 했다. 진리는 첫공과 막공인데, 첫공이 금요일이었던 관계로 두번째 공연과 마지막 공연으로. j씨는 어째서 같은 공연을 2번가는지를 물었고, 주위의 다른 오빠들과 함께하는 덕후들은 왜 다섯번 다 가지 않는냐고 물었다는 후문. 온 사방에 티켓팅을 부탁하여 맨 첫줄과 둘째줄의 자리에 앉아 오빠를 보았으니 다 이루었도다. 첫주 공연과 막주 공연 사이에 제주도도 다녀오느라 막공을 마치고 회사에서는 거의 하루 종일 멍하니 앉아 있었던 것 같다.
둘째날 공연은 전체적으로 조용 조용. 자고로 오빠를 보면 소리도 지르고 함성도 지르고 해야할텐데 묘하게 다들 긴장하거나 차분하거나 얌전한 분위기였다. '이런 것도 좋지 않느냐'는 말에 힘 입어 공연이 끝날때까지도 계속 조용. 전체적으로 어쿠스틱셋이라 건반과 퍼커션 첼로까지 대동해서 사운드가 훌륭하구아. 깨물기 타임에는 이것저것 질답이 오고갔고, 누군가의 요청에 모조리다를 잠깐 불러줘서, 역시나 다 이루었도다. 모조리다를 들을 수 있을줄이야. 그 와중에 셋리스트에 네버와 떠나도 있어서 한번 더 다 이루었도다 모드. 언제나 하는 말인데, 더 앨범 많이 나와서 곡 늘고, 나이먹고 체력 딸리기전에 풀셋 공연한번 해주면 좋겠다. 제발.
막공 공연장에 도착한 감상은 이것은 왠 평지인가. 나는 맨 앞이라 괜찮지만, 뒤의 사람들은 어쩔 것인가. 게다가 맨 앞이니 나의 일거수 일투족이 다 보일것만 같은 부끄러움에 휩싸였지만, 사실 무대에선 딱히 안보일테니까 괜찮지 뭐. 셋리스트는 랜덤으로, 오빠가 내키는 순서대로 관객들이 원하는 순서대로 진행되었고, 2부 시작에는 나름 서프라이즈 이벤트로 관객석에서 빛들의 물결 선물. 역시 김사랑은 우주우주 해야 제맛이니까. 오빠의 멘트 역시 '갑자기 저를 우주로 데려가 주시고'였나. 벌써 넉달은 된 공연인데 쓰다보니 다 생각이 나는 이 것이 바로 덕질인가 하노라. 여튼, 막공답게 관객들도 파이팅 넘치게 마무리.
그리고 아마 모두 같은 생각을 조금씩은 했을거야. 이 오빠가 왜 이렇게 공연을 많이 해주지 불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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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링 세이팝 콘서트 - 어쿠스틱 콜라보 + 김사랑
제발 부탁이니, 좀 어울리는 가수랑 조인 콘서트를 잡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전에 톡식이나 로펀이랑 할때는 서로 오빠들 나올때 자리 체인지는 있었지만 우르르 빠져나가거나 하는건 없었던 것 같은데, 어쿠스틱 콜라보 끝나고 나니 우르르 빠지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남아있어도 그 뻘쭘한 분위기가 문제였긴 했겠지만, 그 좁은 롤링홀이 어째서 비어보여야 하는지. 그래도 남은 사람들은 신났으니 된.. 건가?^_T
입장 시간이 다른 때보다 십분여가량 빨라서 도착하니 이미 줄도 없이 표 있는 사람은 그냥 입장하는 느낌이라 맨 뒤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롤링홀이 음향이 좋은 곳이었구나. 매번 가까이서 놀겠다고 앞으로 나아갔더니 음향 좋은 걸 몰랐는데, 뒤쪽 가운데 있으니 훨씬 좋더라. 역시 얼굴 보려면 앞으로, 노래를 들으려면 뒤로가 소극장 공연의 진리.
어쿠스틱 콜라보는 의외로 팬이 많아서 놀랬다. 어쩐지 공연장에 커플이 많이 보이더라니. 보컬 노래 엄청 잘함. 따로 노래를 찾아듣고 가진 않았는데 아는 노래도 은근 있더라. 연차도 있는 걸로 알고 있고 보컬도 성숙하게 생겨 언니-까지는 아니어도 또래인줄 알았는데 92년 생이라는걸 나중에 알아 충격이었다. 왜죠. 아아, 내 나이는 대체 - 라고 쓰면서 내 나이가 어때서를 흥얼거리고 있는 나.
앞에 나왔던 게스트 두 팀은 기억이 나질 않고(...) 중간의 게스트였던 피콕은 한 없이 우울한 노래를 해주겠다더니 나의 덕을 향해 저격을 시도했다. 덕분에 다녀와서 한동안 플레이리스트로 위아더나잇과 함께 피콕이 내내 돌아갔더랬고, 단공을 가보려고 했지만 날짜가 안 맞아 다음으로 미루는걸로. 위에 크랜베리에도 썼듯이 이것이 인디의 개미지옥, 한 없이 뻗어나가는 덕질의 굴레.
그리고 대망의 김사랑. 공연을 보고 난 뒤 모두의 반응은 같았다고 한다. 이 오빠 왜 이러지. 공연 내내 방방 뛰면서 하트도 날려주고 무려 손키스도 날려줘서 소리는 지르고 있지만 머릿속은 대 공황. 사람이 갑자기 안하던 짓을 하면... 아, 아닙니다. 오랫만에 옐로 플래닛도 들었고, 왠일이지 2에 꽂혀서 돌아오는 길에도 머릿속에 2가 맴맴. 항상 그렇듯이 열곡을 넘게 해도 뛰놀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 체감 시간 20분 정도를 보내고 공연은 끝. 과연 올해 공연이 또 있을 것인가, 쇼파르쇼는 정말 가야하는가 등등을 YJ와 이야기 했는데 얼마 안 있어 12월 공연 소식을 듣고 신났다고 한다. 역시 오빤 스탠딩 단공이죠. 어유 덕덕해라. 롤링홀 음향은 한번 더 말할 만큼 뒤쪽이 매우 훌륭해서, 어차피 오빠 얼굴이 안보이는 것도 아니겠다 다음에도 뒤를 택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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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렇게 쓰고 나니 별로 없네. 게다가 제일 마지막 공연인 롤링홀 쓴다고 며칠을 날려 먹은걸 보니 머릿속에 오래 묵어야 그나마 감상이 나오는구나 싶기도 하고. 남은 공연은 12월에 있을 김사랑 단공과 위아더나잇 단공. 그민페를 포기하고, 페스티벌은 피해다녔지만 김사랑 공연이 알차게 많아 신이 났었다고 한다. 나름 알찬 한해였구나. 수고했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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