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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씨는 쇼파에 누워 뒹굴거리다 뜬금없이 나의 오동통 지수를 선언했다. 오동통지수가 300쯤 되는 것 같으니 오동통 장수를 조심하라며, 개 장수는 개를 잡아가지만 오동통 장수는 오동통 지수가 높은 사람을 노린다고 했다. 나를 납치해다 어디에 쓰냐 물으니 살이 찌지 않는 사람을 위한 신약 개발에 쓰인다고 했다. 지난 밤 저녁 약속을 마치고 동네에 돌아와 빙수를 사 들고 집에 가는 길에 전화를 하니 받질 않아 '전화를 안 받아서 돌아갈 수 없어' 라고 장난을 쳤던 기억이 났다. 늦은 밤은 특히 오동통 장수를 조심해야 하는 모양이다. 오동통 지수가 300이라니. 평균치가 얼마인지 궁금하다.
생김새의 변화는 왠만큼 크거나 이상하지 않으면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이, 약간만 몸이 안 좋다 싶으면 나보다 먼저 나의 아픈 것을 캐치해낸다. 요 며칠 다리가 내내 저려 이상하다 하면서도 그냥 두었는데, 평소보다 살짝 더 튀어나온 핏줄을 가리키며 이게 뭐냐 묻는다. 나도 못 본 핏줄인데 그걸 본게 신기하다며 웃었다. 5년 같이 산 것이 헛 산 것은 아닌가보다. 간단한 단어나 몸짓, '그거' 같은 말로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때가 있기도 하다. 세월이 지나 더 많은 시간들을 보내고 나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가끔 궁금하기도 한데, 아마 그때도 재밌게 살 것 같다. 지금처럼 가끔씩 부둥켜 안고 침대를 데굴데굴 구르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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