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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부지런히 월정리 해변 가는 길. 701번 버스를 타고 구좌 초등학교에서 내렸다.
그 전 정류장인 월정리에서 우르르 내리는 사람들을 보며 버스에 타고 있던 할아버지는
왜 그리 먼 길을 고르냐며 혀를 차셨고, 우리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내색하지 않고 버스에서 내렸다.
몇 일 있지도 않았건만 제주도의 돌담 길은 우리 동네 빌라 담벼락 같은 느낌이다.
곳곳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 것. 돌 담 넘어 땅에서는 김이 풀풀 올라왔다.
저 멀리 보이는 하늘도 뿌연데, 땅까지 땅 안개인가 싶었지만 일단 걷자. 걷는 것 하나는 참 잘한다.
월정리 해변에 도착하자마자 둘이 서로 마주보고 허탈하게 웃고는 한바퀴 돌고 나가기로 했다 (...)
제주도의 핫 플레이스라며, 그렇게나 어여쁘다며. 아침의 해무는 예쁨조차 덮어버린 듯 하다.
사진으로는 살짝 푸른 빛이 보이지만 눈으로 보자면 그런 것 조차 없어서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안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 이 바다에서 빠지면 아무도 나를 보지 못해 죽을 듯 했다.
더 있어봐야 무엇 하겠냐며 한 바퀴를 돌아 왔던 길과 다른 길로 나간다.
다음에 인연이 닿으면 그땐 좀 더 서로 반갑게 만날 수 있겠지.
/// A5100, SELP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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