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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inary

칠팔월

_e 2014. 8. 4. 17:13

오랜만의 출근에 버스에서는 기분이 묘했지만, 내리는 순간 마치 어제도 출근 했던 것 마냥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신비로운 곳 일세. j씨와는 연말까지 함께 출근한다. 24시간을 붙어 지낸다는 이야기에 누구는 부러워하고 누구는 걱정했지만 일단 하루를 지내본 결과, 업무시간에는 서로를 별로 신경쓰지 않아서 괜찮은 것도 같고 아직 내가 첫날이라 일을 별로 안해서 그런거 같기도 하고.

할 일을 다이어리에 적어 내려간다. 항목당 하나씩 붙여놓은 네모 박스들이 조로록 귀엽다.

치과 치료를 마치고 입 안의 아말감이 모두 금으로 바뀐 덕분에 입 안이 반짝반짝 럭셔리해졌다. 열흘 이상의 여유를 가지고 시작했던 알바는 결국 7월 마지막 날까지 충성을 다해야했고, 그래도 주말까지 3일은 집에서만 열심히 놀았다. 2주 동안 하고 있던 반깁스를 벗어던졌고, 한달동안 다닌 병원비로 청구한 실비 보험이 백만원도 넘게 나왔다. 대체 얼마를 써댄거야 병원에. 김사랑 단콘은 홀로, 그민페 토요일권은 션+헛재 삼총사 조합으로 예매 완료. 멜로디 포레스트 캠프 미스테리 티켓은 300장만 풀어주신 덕분에 처참하게 실패했다. 그리고 그민페 플리마켓이 열린다고 해서 눈꽃씨를 꼬셔 신청서를 작성하게 했다.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마치 이미 당첨된듯 나누다 아, 라면서 일단 신청서부터 넣는걸로. 되면 기린 시리즈나 들고 나가게 평택에 원단 떼러 가야지.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에서 그렇게 찾다가 못찾은 티 인퓨저를 이베이에서 찾았다. 어차피 외국에서 오는거 얼마 차이도 안 나니까 대량 배송 시킴.

(아직 넉달도 더 남은) 생일에 사려던 16-55 렌즈를 포기하고, 로봇 청소기를 요구했다. 우리는 뭔가 가지고 싶거나 집에 놓고 싶은게 생기면 생일과 결혼기념일 선물로 퉁치려는 경향이 있다. 쉬면서 매일을 쓸어대던 방을, 일하면서 그만큼 유지할수 없을테니, 미리 슬퍼져서 12월에는 로봇 청소기를 구입하는걸로 - 물론 살짝 비밀이긴 하지만, 렌즈가 아니라 아예 카메라를 통째로 내년 세금 환급금으로 바꾸고 지금껄 중고로 판다던가 하는 장대한 계획은 있는데 그건 좀 더 봐서. 

프레임 파우치를 열심히 찾아보고 있다. 이것 봐, 출근하고 나니까 바로 만들고 싶은 것들이 잔뜩 생기잖아. 쉬는 동안에는 결국 필요한 가방 한두개 만드는 것 말고는 미싱을 거의 돌리지 않았다. 아무래도 미싱은 취미라기보다는 스트레스 해소용에 좀 더 부합하는 것 같다. 그래서 미싱을 곧 돌릴 것 같다는 이야기 인데, 요새 파판 13-2 도 하는 중이라 엔딩 보고 난 다음에 돌리게 되지 않을까. 쉬는 동안 정말 열심히 놀았구나 나.

시간이 잘도 지나간다. 어느새 8월, 여름의 절반이 지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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