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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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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머리와 마음을 비우고 '업무적' 디자인을 하다보면 대부분을 포기 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되는데, 간혹 포기 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틀어지는 레이아웃이 그 중에 하나. 사이즈도 자간도 높이도 넓이도 모두 딱 들어맞게 넣어두었는데 클라이언트의 말대로 요소요소가 1px 움직일때마다 내 마음도 1px 내려앉는다. 내 마음의 전체 넓이는 그렇게 크지 않은데도 조금씩 조금씩 밀린다. 이것조차도 포기해야하는데 포기가 안돼! 아직 멀었다.

2. 어젯밤부터 성시경 노래가 듣고 싶어서 플레이어에 전곡을 걸고 내내 돌린다. 거실에 앉아 성식이형 노래나 틀어놓고 하루종일 큰 창으로 들어오는 해를 등에 쐬이면서 펼쳐놓은 원단을 재단하고, 꾹꾹 눌러 다림질을 하고, 바느질이나 하고 싶다. 옆에는 갓 내린 커피라던지, 갓 우린 차라던지. 아 이 얼마나 목가적인가 - 라고 쓰고나니 하나도 목가적인게 없는데?

3. 이 와중에 점심을 먹은게 얹힌 것 같아 - 라고 쓰면서 손 끝을 만지니 차갑지가 않네. 그렇다면 이것은 위염인가. 하루 커피 한잔의 룰을 깨고 요 몇 일 두잔씩 먹었기 때문인가. 룰이 깨지면 가차없이 구는 몸이라니, awesome.

4. 이 와중에222 거실에 깔 러그가 만들고 싶어져서 극세사 원단을 고르고 있다.

5. 바람이 차가워지자마자 바로 건조의 극으로 달려가는 얼굴이라니. 당장 오늘 아침만해도 날 추워진다는 얘기에 데이용 크림을 고수분으로 새로 꺼내야 하나 생각했는데 귀찮아서 말았더니 얼굴이! 얼굴이! 화장만 안했음 핸드크림이라도 치덕치덕 바르고 싶구나. 엉엉.

6. 그러고보면 스패머들은 귀찮지만 착하다. 도로교통법 위반 내역을 자세히 보라며 보내준 문자의 url은 닷컴이고, 발신번호는 휴대폰 번호고. 스팸은 보내지만 걸려들지는 말라는 친절이지. 이렇게 멍청해도 걸리는 사람이 있으니까 계속 멍청하게 지내는 거겠지만서도. 스팸이 하루에 한두개씩 꼬박꼬박 와서 핸드폰 번호를 바꾸고 싶은데 프로젝트 롤오프가 아직 멀어서 바꾸지를 못해서 어마어마하게 귀찮다. 안 선생님. 번호, 번호를 바꾸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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