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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겨울 가-겨울 달도 밝고 가로등도 밝은 이른 아침은 겹겹이 입은 옷 덕분인지 손끝만 시렸다. 종이 공예마냥 얇은 옷을 하나씩 덧대어두면 빳빳하고 단단한 느낌이 든다. 장갑을 꺼낼 때인가 하며 차가운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반쪽 달이 너무 예뻐 몇 번이고 서서 위를 올려다 보았다. 출근 버스 대신 뭐라도 타고는 따뜻한 나라에서 잠시 지내다 오고 싶은 시월의 가겨울. 이제 추위가 시작 될 모양인 것 같아 핫팩을 잔뜩 주문했다. 겨울이 지나면 올해도 끝이구나. 여전.. ordinary day 2017.10.1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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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면 사람이라면 같은 테크 트리를 타고 진행 되던 한 인간상에 대한 이야기의 결론은 둘로 나뉘어졌다. 사람이라면 어떻게 그럴 수 있나 vs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지. 이야기를 나누던 j씨와 함께 작게 웃었다. 이렇게나 우리는 같고 달라서 서로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참 다행스럽다.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공유하고 정정해가면서 알아가고 이해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매일이 전쟁같지 않았을까. 언제나 집이 제일 좋은 둘인지라 집을 몇 일 떠나 있어야하는 명절은 어디에 있.. ordinary day 2017.10.08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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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는 게 상책일 때가 있지 피하는 게 상책일 때가 있지 미움 받기는 싫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건 다 하고 싶은 사람을 감당할 수 있는 깜냥이 내게는 없으니 근처에 두면 안된다는 걸 이번 프로젝트에서 확실히 깨달았다. 남에게 바라는 것은 자주 말 하면서 (하지만 이것도 미움 받기 싫으니 뱅뱅 돌려 말해서 상대방은 뭘 원하는지도 모르고 속이 터져 죽음) 남에게 싫은 소리와 고칠 점을 듣는건 싫다니, 그 와중에 빠짐없이 자기가 했던 일에 대한 생색을 내서 칭찬과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니 맙소사. 생색이 미덕.. ordinary day 2017.09.1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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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똑같은 이야기 항상 똑같은 이야기 밤청년들이 스케치북에 나왔고,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랐다는 소리에 유명해지면 어쩌지 했했더니 j씨가 홍대병에 걸렸다고 했다. 난 그저 티켓팅이 여유로운 게 좋은거고, 사람이 늘어나 이상한 사람의 수도 늘어나는 것이 싫은 것 뿐인데. 흑흑. 또 생각해보면 재밌는 게 김오빠가 복면가왕에 나왔을때는 잘 나왔다 잘한다 이랬던 기억이 난다. 유명해질거 같아서 좋았었지. 지내 온 세월이 길어서인걸까. 마치 나의 남자가 인기가 많을때 부인과 애인의 반응 같다는 .. ordinary day 2017.09.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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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손바닥 새벽이면 추워서 손만 내놓고 자는 덕분에 손바닥에 셋, 손가락에 둘 모기에 물렸다. j씨는 자기보다 모기를 잘 물리는 사람은 처음이라며 결혼 참 잘했다고 세번을 말했다. 아 네... 프로젝트가 끝날때쯤이면 오버록을 하나 살 것 같다. 놓을 곳은 없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몸소 짊어지고 살진 않을테니. 본격 가내 수공업 모드의 돌입인가 하지만, 요새 코튼빌 숙제를 열심히 한데다가 더는 만들 소품이 없다는 이유에 일이 바쁘다는 것 까지 더해서 살짝 소잉.. ordinary day 2017.09.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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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 Pass '오늘은 패스' 버튼이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그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이거나 혼자 있고 싶은 기분이니 오늘은 문을 두드리거나 들어오지 말아줬으면 할때 누르는 버튼. 이걸 눌러놓으면 들르러 온 상대방이 거부 당했다고 상처받지 않고, 미움 받았나 신경쓰지 말고, 모든것을 마음에 담지 않고 쿨하게 오케이 다음에 올게! 하고 돌아설 수 있는 버튼. 생각만해도 꿈 같은 버튼이라 꿈에서만 쓸 수 있는 버튼일 것 같다. c프로젝트는 난.. ordinary day 2017.09.0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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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그런 이런 저런 그런 #1 지난밤 꿈에는 연애를 했다. 그냥 별거 아니게 흔한 연애. 서로가 서로에게 나는 더이상 상처받기 싫으니 이 정도만 하자 라고 말하지만 수시로 상대를 떠올리고 미소짓다 간간히 한숨도 내쉬는. 다정함을 속삭이고 즐거움을 나눠갖고 당신의 상처를 안아 줄 수 있다는 듯 손을 뻗어 어루만지고 결국엔 별 수 없이 다가오는 상대의 손을 잡고마는. 닿아있는 코 끝에 아랫배가 간지럽다가도 저 깊은곳에 묻어둔 무언가가 가끔은 걸리기도 하지만 애써 모르는 척 하.. ordinary day 2017.09.0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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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차근차근 가끔 튀어나오는 나의 급하고도 못된 성정은 병을 불러오는데, 덕분에 이번주는 저녁내내 죽을 먹고 있다. 주말에 속이 메슥거려 장염인가 했더니 오랜만에 위염과 위경련, 역류성 식도염. 속이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먹는 것보다 배고픈 것을 택할 정도니 말 다했지. 일들이 몰려오고, 그것을 기한 내에 해치워야하고, 그 와중에 엉망으로 하기는 싫은데 자의반 타의반으로 일은 성에 안 차고의 반복이다. 그래도 시간은 지날테니 어떻게든 진행될테고 결국은 끝이 나겠지.. ordinary day 2017.08.2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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ಠ_ಠ ಠ_ಠ 제목의 이모티콘은 귀여워서 언젠가 써먹어야지, 라며 복사해 둔 건데 이걸 이렇게나 빨리 쓸 수 있을거란 생각은 못했다. 살면서 사람에 대한 기대치가 극히 낮은 덕분에 사람에게 실망을 하는 일이 적은데, 오랜만에 실망으로 달려가는 특급 열차를 올라탄 내 표정이 딱 저 모양. 부끄러워 어디 말은 못하지만 연이은 '병크'에 사람이 이 정도로 모자랄 수 있나 하는 중이다. 심지어 그 중에 하나는 직접 당했어. 조만간 털어낼 것 같고, 대놓고 말도 못하는건 .. ordinary day 2017.08.1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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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즌 씨-즌 반평생 이상을 예민하게 살아온지라 예전도 지금도 신경을 쓰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이 먼저 반응한다.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은 그런 상태인걸 인지해도 전전긍긍하지 않고 '그럴수도 있지'와 '다 지나갈 것'을 모토로 삼고 무던하게 넘기려고 한다는 것 쯤. 하지만 이 무던함이 스스로를 혹사시키는 시즌에는 더 발전할 수 있는 혹사를 가라앉히는데 좋더라. 잠을 못자도 한때려니, 혓바늘이 돋아 퉁퉁 부어올라도 아 피곤했나보다 하고, 소화가 안되고.. ordinary day 2017.08.0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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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점심, 저녁 아침, 점심, 저녁 부팅 된 컴퓨터에 이리저리 뜨는 프로그램들에 로그인을 하고, 텀블러를 들고 사무실을 나온다. 화장실 옆을 돌아 들어가면 유일하게 창이 있는 휴게실이 나오고, 한쪽에 자리잡고 아침으로 싸온 과일을 먹는다. 창을 등지고 앉아있자면 정수리가 따끈따끈하게 데워진다. 오후쯤에 있으면 좋을 휴식시간이지만 어쩌다보니 일 시작 앞에 붙여놓고 있다. 긴 오전을 보내고 점심을 5분만에 먹어치우고 들어오면 주위 사람들은 엎어져 잠을 자기 시작하고, 낮잠을 자면.. ordinary day 2017.08.0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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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바위 자존감은 마치 바위와 같아서 운석 같이 큰 재앙이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면 급격히 깎여 나가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거듭되는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주위의 말들과 행동도 그저 바람 일 뿐이라서 시간이 오래 지나면 풍화가 되어 깎여 나가는 것은 있겠지만 쉽사리 조각나서나 줄어들거나 송두리채 날아갈만한 성질의 것은 아닐 것이다. 내 자존감이 50이라는 데미지까지는 나는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면 10과 20과 30의 데미지가 이어진다고 해도 여전.. ordinary day 2017.07.31 1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