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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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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가슴에 나무를 심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내 마음에 심은 것도 까맣게 잊어버렸을 것이 틀림없다. 어쩌면, 당신이 내게 심은 나무는 자라지 못하고 죽었다고 혼자 서러웠을지도 모를 일. 하지만 당신이 틀렸다. 그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을 뿐, 그래서 사람이 기다리지 못했을 뿐, 여기 당신이 심어 놓은 자리에서 자란 나무 아래 나는 살고 있지 않는가. 그 아래, 가끔 낮잠을 잔다. 발목을 삐었을 때는 쉬어 가고, 꽤 날카로운 세상에 덜 베이려고 그 기둥에는 약한 살점을 문지르곤 했다.  

그러니 아무리 사람을 믿지 못해도 그의 가슴에 나무를 심을 수 없다고는 말하지 마라. 나무 하나 누구의 가슴에 심지 못하고 사랑하는 것만큼 허투루 사는 일이 없다. 부디 사랑이 다 지고 아무 것도 남은 게 없다고 슬프지도 마라. 당신이 사막이 되지 않고 사는 것은 누군가 당신의 가슴에 심은 나무 때문이다.

그리움은 모두 북유럽에서 왔다 / 양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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