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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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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월 앞,

_e 2017. 11. 7. 10:22

#1

있잖아
너는 나에게 중요한 사람
그대 모든 건 사랑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아도 돼요
이젠 나를 쳐다봐주는 그 사람
당신만이 유일한 것 같아요

우리는 좋은 기억들만 남기고
하루하루를 견뎌내도록 해요
있잖아 너에게 이 말을 꼭 하고 싶어



#2-1
내 말에 휴고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마치 내가 그런 생각을 한다는 사실에 놀란 듯했다. 거꾸로 나는 그 사실에 놀랐다. 나는 물론이고 드래건플라이에 한 번이라도 발을 들여놓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말에 동의할 것이다. 휴고는 그 누구보다 자신의 존재방식에 만족하며 사는 사람 같다고 말이다. 하지만 살짝 풀어지고 약간 얼이 빠진 듯한 휴고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누군가의 본모습을 잘 안다고 자신하는 일만큼 어리석은 일이 또 어디에 있을까 싶었다.

#2-2
그가 빙긋이 웃자 턱수염이 옆으로 길어졌다. 그는 팔을 뻗어 내 턱을 살짝 비틀며 말했다. 「매기는 너무너무 소중한 사람이니까.」 울음이 와락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울고 싶지 않았다. 버번을 그렇게 들이킨 후 울어봐야 아프기만 할 것 같았다. 나는 다시 머리를 그의 무릎에 뉘였다. 「저는 이런 제가 싫어요.」 내가 말했다. 뒤통수에 그의 손길이 느껴졌다. 「그럼 나는 우리 둘의 몫만큼 자네를 좋아해야겠군.」 / 모든 일이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에서 시작되었다. 셸리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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