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궂은 날

_e 2017. 11. 2. 11:12

난 스물 넷에도 밥은 못 먹어도 잠은 자야하는 사람이었는데, 서른 넷 먹고 본의 아닌 투잡으로 잠을 분할 포기하고 있자니 고생이 심하다. 그 와중에 이른 출근은 해야하니 잠도 깊게 못자서 중간에 2-3번은 깨느라 바쁘다. 오늘 아침에는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을 떠서 메일을 확인하니 몇시간 전에 온 메일에 쓰인 추가 작업이 십분이면 끝날 것 같아 세수를 하고 샤워를 하고 화장을 하고 작업을 하고 버스를 타러 달려 나왔다. 오늘은 일찍 자야지 일이고 뭐고 10시에 잘거라고 - 라고 호기롭게 쓰지만 수정 메일이 부디 오지 않기만을 바라는 쫄보의 심정.

덕분에 날이 궂고 몸도 궂다. 피곤하면 제일 먼저 반응이 오는 눈이 슬슬 말썽이라 토요일엔 병원 오픈 하자마자 진료를 받아야 할 것 같고, 허리가 계속 아픈 것이 미루고 미룬 운동도 다시 시작은 해야할 것 같은데 과연. 그렇지만 점심의 구내 식당 반찬은 모처럼 맛있었고, 그렇게 잠을 포기하며 보낸 작업물에는 긍정적인 피드백이 왔으며, 잠을 못자도 제시간에 일어나서 셔틀 버스를 탈 수 있으니 시외버스를 탈때보단 그나마 추가 잠을 잘수도 있으니 마음은 궂은 일이 없다 여기고 있다. 물론 처음 롤오프 예정이었던 11월 11일이 다가올 수록 계획 했던 여행들이 다 틀어진 것에 슬퍼하며 놀러가고 싶다 노래를 부르고 있지만,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들은 중간중간 쉬는 것도 없이 그냥 꾸준히 매일매일 출근하고 있는 것이니 적당히만 노래를 부르기로 해봐야지.

그러니 적당히 노래를 불러야겠다. 동남아가 가고 싶구나- 라고 오늘은 한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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