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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world

_e 2017. 6. 14. 10:29

블로깅을 하는데 필요한 것은 여유로운 시간이 아니라, 딴짓을 할 시간이었던 모양이다. 시간이 남아 돌던 쉬는 동안 밀린 포스팅이 수십개, 사무실에 앉아 피씨 세팅이 끝나고 나니 이제서야 로그인을 한다. 인스타를 주로 하는 요즘 암향은 아카이브화 되어가지만 없애거나 그냥 둘 생각은 없으니 차곡차곡 쌓아두는 수 밖에. 악용의 소지가 있다며 없어진 과거 날짜 호스팅 기능이 없어지고 난 다음이라 밀린 포스팅은 제목만 적어놓고 일단 닫아 두었다. 어째서 몇몇의 악용 때문에 많은 편리함이 희생되어야 하는가를 투덜거려보지만 별수 없지, 내가 꼬박꼬박 쓰는 수 밖에.

다시 출근하기 시작한 이천은 여전히 핸드폰 카메라 봉인과 상시 출입증이 필요한데, 시스템이 이상하게 바뀌어 주 몇회 이상 방문을 해야 출입증 발급 절차에 들어간다고 한다. 덕분에 저녁 퇴근은 셔틀 버스도 못타고 시외버스 행. 어제는 5시 45분 버스를 타기 위해 경보에 가까운 걸음으로 걸었지만 47분 쯤 정류장에 도착하였고, 보통은 45~50분 사이에 오는 시외버스는 55분이 되도록 올 생각을 안해 급히 택시를 타고 고속버스 정류장으로 옮겼다. 안 그래도 피곤한 출퇴근인데 이게 무슨 고생인가 잠깐 투덜거렸지만 집에만 오면 됐지 라며 접어두고, 미리 잡혀 있던 저녁 약속의 시간이 미뤄지는 바람에 나는 밥을 지금 먹어야겠다며 약속을 취소하고 식당에 들어갔다. 집에 들어가 기운이 없는 김크림을 만져주고 씻고 나오니 하루의 끝. 출근해서 사무실에 있자면 중간에 쉬는 것 없이 지냈던 것 처럼 익숙하지만 아직 퇴근 후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간은 익숙해지지 않았다. 얼른 익숙해져야 운동도 하러 가는데 흑흑.

맷집이 약한 사람에겐 사실을 문장 그대로 말해서는 안 된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그것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다며 자꾸 사실을 내뱉게 된다. 나는 그런 걸 받아도 아무렇지 않으니 던지게 되는 거겠지만 다정한 사람은 무슨, 보통의 상냥함이라도 가져야 할텐데. 점심 시간에는 틈틈히 코딩 야학의 진도를 나간다. html과 css 개요에서 다 아는거라 포기 할뻔했지만 무사히 잘 넘겼다. php와 js로 넘어가니 아니나 다를까 Hello world가 나와서 반가웠다. 옛날옛적 흑백 모니터의 베이직때부터 여전한 헬로 월드로구나. 0과 1로 이루어진 프로그래밍도 이렇게나 다정히 헬로 월드인데 나는 어째서 헬로를 하지 못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케이 헬로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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