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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지나 가을도 지나

_e 2016. 10. 28. 09:39

겉절이를 하려고 이것저것 재료를 담는다. 시장에 들러 배추를 한 통 옆구리에 끼고 집으로 돌아올까 했지만 귀찮다며 사오지 않을 확률도 절반 쯤은 되니 온라인 장바구니를 이용한다. 지난주부터 먹고 싶었던 미역국을 끓이겠다고 국거리도 냉장고에 넣어두었고, 한동안 먹을 장조림도 할 겸 해서 사태도 큰 덩어리를 사뒀다. 내일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이것저것 준비해야겠다. 겉절이를 하겠다고 했더니 주위에서 묻는다. 그거 할만해? 그래서 답했다. 안 해봐서 몰라. 아하하. 인터넷에는 레시피가 많고, 나는 적당히와 대충 계량의 정도를 걸어 그럴싸한 맛에 도달하는 사람이니 어떻게든 되지 싶다. 될거야.

오사카에서 땀을 뻘뻘 흘렸던게 열흘도 안됐는데 돌아오는 날부터 싸늘하던 바람은 점점 차진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추위를 덜 타는지 아직은 몇 겹 안되는 옷을 챙겨입지만 조만간 갯수가 늘어나고 접히는 부분은 아파하기 시작하겠지. 여름은 길고 끝이 없는가 싶더니 가을은 순식간에 지나가려는 모양이다. 단풍도 채 들지 않았는데 벌써 가겨울. 주말에는 겨울 날씨라니 꽁꽁 잘 싸매고 있어야지. 온갖 잔병들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고, 안 그래도 잔병이 많은 나니까 예방 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예방하는게 맞다.

그동안 밀려있던 블로그 글들도 정리해서 오픈하고, 이제 또 쉬엄쉬엄 이것저것 남겨봐야지. 사실 별 일이 없고, 마음의 여유가 넘쳐나며, 온전히 평화로운데다가 그저 물 흐르듯이 살다보면 남길 것이 별로 없다. 덕분에 일을 잠깐 쉬면서 즐거운 백수로 살면 포스팅이 영 뜸하기도 하고. 말버릇처럼 이제 그만 내놓고 채워야한다고 해왔는데, 요즘은 적어두는 글보다 읽는 글이 훨씬 많아 만족스럽기도 하다. 그래서 요즘은 인스타를 즐겨합니다. 한 문장만으로도 그럴싸해 보이는 세상이라니, 말 그대로 '그럴싸'하잖아.

겨울, 겨울이 온다. 춥지만 좋은 내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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