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gram.com/_e.note
#쌓는생활

티스토리 뷰

ordinary

계획

_e 2016. 8. 10. 13:48

결혼을 하고 1-2년은 만나는 사람마다 아이 계획을 물었고 대충 넘기고 넘기다 보니 다들 뜸해져서 안심이었건만, 나이를 먹고 6년차에 들어서고 주위에 아가들이 늘어나니 다시 슬슬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 언젠가부터는 생기면 낳겠다는 답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이런 나를 보며 e언니는 백프로 원하지 않으니 생길리가 있나를 이야기했고,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에게 백프로는 영영 오지 않을텐데 어쩌나 싶은 기분이 들었다. 모두의 말대로 낳으면 내 자식이니 어여쁠테고, 피는 물보다 강하다는 말이 괜히 나온 건 아닐테니 아마도 괜찮겠지만 그 '아마도'가 문제인거겠지. 굳이 따지자면 임신과 육아, 아이에 대해 무감각한 편이라 좋지도 싫지도 않은 그 것에 내 인생을 실을 자신이 없는 것이 맞을거다. 차라리 자연스럽게 생긴다면야 어쩔 수 없지 라며 잘 할 자신이 오히려 있는데, 백프로의 확신이 없는 것에 내 노력을 '많이' 써야한다니 내 인생 가운데 그런걸 해본 적이 없으니 이것은 마치 미지의 세계에서 맛 볼 수 있는 충격과 공포가 걱정이 돼 흐린 안개가 자욱한 문 앞에서 몇 년째 서성이는 기분. 피할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오늘도 그저 면허 학원과 수영 강습이나 알아본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며 다른 계획을 세우는 한마리의 계획 덕후가 여기에 (...)

계획이라고 쓰다보니, 김오빠 광주 공연은 당연히 못 갈테니 제끼고 (광주라니... 지도 저 밑이라니...), 밤청년들은 12월쯤 공연이 하나 더 있을 것 같아 기다리고 있다. 김오빠가 서울 공연을 한번 만 더 해주신다면 완벽한 공연 플랜일텐데. 올해도 나름 알차게 조금 조금 다니고 다닐 듯 하여 마음이 뿌듯하구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