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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꿈

_e 2016. 8. 8. 14:01

어젠가 엊그제 꿈에서는 출근 버스에서 내려야 할 정류장을 지나 급하게 내렸더니 저 앞에 바다가 있었다. 건물들 사이로 듬성듬성 보이는 바다를 보며 가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츨근을 위해 바로 앞의 지하철역으로 들어갔더랬다. 그리고 오늘의 바다는 좀 더 가까웠다. 한쪽 방 큰 창문을 열번 바로 바다 물이 찰랑였다. 창틀에 올라 앉아 발을 아래쪽으로 쭉 뻗으면 발 끝에 물이 닿았다. 오키나와와 제주에서 봤던 남색과 옥색의 물. 갑자기 내리는 많은 비에 방 안으로 몸을 들이고 비가 오는걸 보고 있자니 옆에서 누군가 바다는 비가 와도 넘치지 않으니 안심하라고 했다. 별로 불안했던 건 아니었지만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였던 것도 같다.

손으로 쓰다보니 영 지저분 한 것이 성에 안 차서 컴퓨터 앞에서 정리를 하기 시작하고, 텍스트 수정이 편한 일러를 실행하고는 이왕이면 A4 사이즈라며 사이즈를 맞춰 종합 일정과 일별 일정, 예매 한 내역들을 정리하기 시작하니 대여섯장이 넘는 pdf가 나왔다. 한국에서 예약할 것들은 미리 다 예약해놓고 가면 한결 편할테니 가서 쓸 식비와 쇼핑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예산도 모두 정해졌다. 핸드폰에 넣어둬도 보기 편하고, 출력하기도 좋아서 pdf인데 pdf라는 확장자가 뭔가 거창한 느낌을 주는 모양인지 다들 놀라길래 시간 단위 타임 테이블을 안 짠게 어디냐고 답하고 나니 병은 병인가 싶기도 하구나 생각하며 그 와중에 갈 식당들 목록과 메뉴도 옮겨 적는다.

한치 앞도 모르는 게 지금 몸 담고 있는 프로젝트의 특징이지만, 아니나 달라 생각했던 롤오프와 일정이 살짝 엇나가는 것이 보인다. 새삼스럽지도 않으니 입 다물고 돌아가는 걸 지켜봐야지. 나의 삼년은 그렇게 내일 일을 모른 체 지나왔다. 휴가를 앞 둔 전 날 출근 길에 휴가를 취소 당하기도 하면서, 분명 쉬는 줄 알았던 때에 일을 해야한다고 해서 이미 예매해놓은 비행기표 때문에 일정을 조각조각 나눠서 때려넣으면서. 나쁠 것도 없고 좋을 것도 없다고 생각하고 마는거지 뭐. 이번에도 이미 예약해 둔 비행기 표만큼은 사수하겠다는 것만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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